김동준 시집

심안

하하하 2009. 2. 9. 13:36

 

 

 

소망했던 향적봉 일출 보지 못하고

아쉬운 마음으로 남덕유산 향해

힘겨운 줄기산행 중

지상이며 하늘이며

무감각 했던 자연의 색깔이

허공과 대비되어

신기하게 눈에 들어오고

내 작은 가슴에 숨어 있다 솟구친

드높은 산 위로

시뻘건 햇덩어리 불쑥 솟아 올랐다

 

굽이굽이

순례하듯 천리를 넘어온 줄기 산행은

탁해진 영혼을 비우고 닦아

만물을 창조한

창조자의 눈을 닮아가는 것일까

삼대가 적선해야

향적봉 일출을 볼 수 있다는 것은

마음의 눈으로 보아야 볼 수 있다는 것일까

돌아오는 길

기사화된 실직 가장의 죽음을 읽으면서도

실성한 사람처럼 키득키득 웃음이 나왔다

 

'김동준 시집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사월의 연극  (0) 2009.02.12
제석봉 고사목  (0) 2009.02.11
멸입의 웅덩이  (0) 2009.02.09
부박령  (0) 2009.02.09
동 틀 부렵  (0) 2009.02.09