김동준 시집
신이 감겨준 생명의 태엽
다 풀어지고 나면
바람 앞에서도
구름 속에서도
이토록 무심해지는 것일까
억척스레
뻗고, 메달리며
흐름에 동승해야 실체라 믿었던
변계
잘라내고 남은 고사목은
본래
흙이었지
태양이었고 우주였지
그 먼 무명으로 돌아가기 위해
가부좌 틀고 앉은
재석봉 고사목