김동준 시집

동 틀 부렵

하하하 2009. 2. 9. 11:47

 

끌밋한 달빛이 입혀 준

잠자리 잠옥 속 더듬는

태백산맥에서 청옥산 줄기로 이어지는

야간 산행

 

주목나무잎에 달빛마져 가려진

관 속 같은 길 걷다 보니

은폐된 현상 밖 울리는 내 발자국 소리에

두려움 증폭 되고

 

환하게 열려진 산맥은

지난 밤 깔아 둔 알 수 없던 정적 거두고

산뜻한 색조 화장을 하고 있었다

 

낮과 밤은

대립된 관계가 아니었다

계주봉을 이어 받으며

서로 다른 길을 뛰고 있는

계주 경기의 한 조였다

 

어쩌면 생과 멸도

 

그 경계를 허무는 동 틀 무렵

생과 멸 어느 한 쪽도 제대로 볼 수 없는

애꾸눈이 내 그림자

뒤늦게 동살 따라 부스스 일어섰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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