끌밋한 달빛이 입혀 준
잠자리 잠옥 속 더듬는
태백산맥에서 청옥산 줄기로 이어지는
야간 산행
주목나무잎에 달빛마져 가려진
관 속 같은 길 걷다 보니
은폐된 현상 밖 울리는 내 발자국 소리에
두려움 증폭 되고
환하게 열려진 산맥은
지난 밤 깔아 둔 알 수 없던 정적 거두고
산뜻한 색조 화장을 하고 있었다
낮과 밤은
대립된 관계가 아니었다
계주봉을 이어 받으며
서로 다른 길을 뛰고 있는
계주 경기의 한 조였다
어쩌면 생과 멸도
그 경계를 허무는 동 틀 무렵
생과 멸 어느 한 쪽도 제대로 볼 수 없는
애꾸눈이 내 그림자
뒤늦게 동살 따라 부스스 일어섰다